우리와 같은 원유 수입국은 유가가 내리면 좋습니다. 원가가 내려가니, 생산비용이 줄고, 이익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산유국들은 이익이 줄어듭니다. 산유국들은 특별한 사업이 없고 대부분의 물품을 수입으로 해결하기에, 수입역량이 줄어들고, 우리나라의 수출물량이 줄어들게 됩니다. 유가가 내리면 수입 측면에서는 좋지만, 갑자기 큰폭으로 유가가 내린다면 산유국들의 소비가 급감해, 우리나라 수출에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원유 가격이 오르면 산유국들은 당장의 이익은 커져서 좋지만, 원유 수입국들의 생산 원가가 올라 원유 생산국들이 사야할 물품들의 가격이 올라서 외국으로 돈이 빠져나가므로, 좋기만 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유가는 완만히 내리거나, 큰 변화 없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세계 경제 안정에 좋습니다. 유가가 급격히 빠지면 경제에 악영향이 클 수 있습니다. 2014년 갑작스런 유가폭락으로 산유 수출국과 수입국 모두 타격이 컸는데요, 이떤 이유 때문인지 살펴보겠습니다.
글로벌 원유 수요는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고 원유소비를 배로 늘리면서 꾸준히 늘었습니다. 그 결과 08년 100달러를 돌파하고 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급락합니다. 이후 다시 오르다가 2010년대 100달러 수준에서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남유럽 국가들이 부채위기를 겪고, 중국 경기도 나빠집니다. 이들 나라의 금융위기로 수요가 줄어 공산품 수출이 줄어들고, 원자재 수요가 급감하면서 원유 수요도 급감했습니다. 또한 이시기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시추기술 발전으로 시작되면서 공급을 급증하여 유가가 급락합니다. 사우디 또한 셰일오일 생산이 대응하고 원유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원유 생산을 늘리면서 유가 급락을 가세했습니다. 이때, 미국과 사우디의 치킨게임에서 둘다 물러서지 않으면서 유가는 계속 떨어지고, 미국의 셰일오일 기업들이 파산하고, 사우디 재정도 악화되었습니다.
2014년 7월 배럴당 100달러 정도였던 유가가 8월에 갑자기 하락합니다. 2016년 수준인 26달러까지 내렸습니다. 유가가 폭락하자 산유국의 원유 수입도 폭락하고, 원유 수출로 먹고사는 이란, 베네수엘라, 브라질, 러시아는 심각한 불황에 빠집니다. 원유 수익이 없으니 상품 수입을 못해 물자가 부족해지고, 물가가 급상승해서 식재료도 구하기 어려워집니다. 한국도 수출량이 급감합니다. 그 해 자동차 판매량이 이들 국가에 30%수준으로 급락했습니다.